2007년 10월 02일
한 번: Once
아직도 주위엔 노래들이 떠다니고 있다. 가슴 밑에서 "If You Want Me"이 회한의 기체를 채우고 있지만 한편 머리 위로는 "Fallen From The Sky"가 경쾌하게 날개짓을 한다. 물론 기타 선율 아래 슬픔이 깃든 남자(글렌 한사드)의 나긋한 속삭임이 소녀(마르케다 이르글로바)의 피아노 반주와 가는 목소리로 보듬어지다가 마침내 절규로 터지는 이 영화의 주제가 "Falling Slowly"가 빠질 수 없다.
눈을 어지럽히는 현란함으로 고의적인 시대착오를 당당히 연주하고 전시했던 <물랑 루즈>나, 가장 화려한 방식으로 공연 예술로서의 영화를 되살린 <시카고>, 맛살라 영화의 전통을 서구적으로 변주시킨 주류 지역 소수 문화의 아이콘 <신부와 편견>에 이르기까지, 뮤지컬은 21세기에 이르러 가장 다채롭게 창의성이 발현되었던 장르지만, <원스>는 가장 높은 봉우리에서 구름을 맞이하고 있는 작품이다.
높은 곳에 있는 만큼 공기가 다소 부족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카메라를 쳐다 보는 행인들은 그렇다치고, 일반 영화라면 분명 NG가 아닐까 싶은 과도한 핸드헬드 샷을 볼 때마다 감독의 미학적 태도에 불만이 일기도 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제작비가 15만 달러였다는 정보를 접하고 나서는 곧 생각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 그건 실제로 NG였던 거다. 그래도 난 용서한다.
영화를 보며 음악을 깊이 담기 위해 순간순간 눈을 감게 될 때도 있다. 하지만 남자와 소녀의 표정을 놓치기 싫어 곧 눈을 뜨고 만다. 노래만큼 마음에 큰 파도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이 있으랴. 그것을 공유하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 우리가 느끼는 행복감을 <원스>는 최상의 방식으로 드러낸다. 남자의 절규, 소녀의 웃음, 아름다운 노래. 그것으로 충분하다.
예술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며 생활성을 탈색시킨 도시 공간의 무대화를 시도하는 면에 있어서는 <해뜨기 전>과 같은 '유럽 배낭 여행 부추김 영화'와 한 종류라는 생각도 든다. 그것이 우러나온 것인지 전략적인 것인지에 대해서는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아무튼 빈 못지않게 더블린도 가고 싶은 곳이 되어버렸다. 그곳의 거리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부르는 수염 덥수룩한 남자를 보면 그 앞을 지나치기가 힘들 거다. 그리고 긴 치마를 입은 꽃파는 여자를 만나게 된다면 장미 한 송이를 사주며 말을 걸고 싶다.
★★★★☆
screen
눈을 어지럽히는 현란함으로 고의적인 시대착오를 당당히 연주하고 전시했던 <물랑 루즈>나, 가장 화려한 방식으로 공연 예술로서의 영화를 되살린 <시카고>, 맛살라 영화의 전통을 서구적으로 변주시킨 주류 지역 소수 문화의 아이콘 <신부와 편견>에 이르기까지, 뮤지컬은 21세기에 이르러 가장 다채롭게 창의성이 발현되었던 장르지만, <원스>는 가장 높은 봉우리에서 구름을 맞이하고 있는 작품이다.
높은 곳에 있는 만큼 공기가 다소 부족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카메라를 쳐다 보는 행인들은 그렇다치고, 일반 영화라면 분명 NG가 아닐까 싶은 과도한 핸드헬드 샷을 볼 때마다 감독의 미학적 태도에 불만이 일기도 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제작비가 15만 달러였다는 정보를 접하고 나서는 곧 생각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 그건 실제로 NG였던 거다. 그래도 난 용서한다.
영화를 보며 음악을 깊이 담기 위해 순간순간 눈을 감게 될 때도 있다. 하지만 남자와 소녀의 표정을 놓치기 싫어 곧 눈을 뜨고 만다. 노래만큼 마음에 큰 파도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이 있으랴. 그것을 공유하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 우리가 느끼는 행복감을 <원스>는 최상의 방식으로 드러낸다. 남자의 절규, 소녀의 웃음, 아름다운 노래. 그것으로 충분하다.
예술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며 생활성을 탈색시킨 도시 공간의 무대화를 시도하는 면에 있어서는 <해뜨기 전>과 같은 '유럽 배낭 여행 부추김 영화'와 한 종류라는 생각도 든다. 그것이 우러나온 것인지 전략적인 것인지에 대해서는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아무튼 빈 못지않게 더블린도 가고 싶은 곳이 되어버렸다. 그곳의 거리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부르는 수염 덥수룩한 남자를 보면 그 앞을 지나치기가 힘들 거다. 그리고 긴 치마를 입은 꽃파는 여자를 만나게 된다면 장미 한 송이를 사주며 말을 걸고 싶다.
★★★★☆
screen
# by | 2007/10/02 23:28 | └영화 감상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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